1 00:00:00,000 --> 00:00:03,560 공장장은 청소부의 가방을 직원들 앞에서 뒤집었습니다. 2 00:00:04,240 --> 00:00:05,820 찾던 돈은 나오지 않았습니다. 3 00:00:06,300 --> 00:00:09,020 대신 낡은 도시락통 하나가 바닥을 굴렀습니다. 4 00:00:09,580 --> 00:00:11,120 이미 어디다 빼돌렸겠지. 5 00:00:11,460 --> 00:00:12,800 내일부터 나오지 마세요. 6 00:00:13,120 --> 00:00:13,920 그는 몰랐습니다. 7 00:00:14,440 --> 00:00:17,500 다음 날 아침, 자신이 쫓아냈던 사람들이 그 도시락통 8 00:00:17,500 --> 00:00:19,880 때문에 다시 공장 문을 두드리게 될 줄은. 9 00:00:20,090 --> 00:00:23,330 예순둘의 정희는 십 년 동안 공장을 청소했습니다. 10 00:00:23,850 --> 00:00:26,910 남들보다 두 시간 먼저 출근했고, 불이 켜진 작업장이 11 00:00:26,910 --> 00:00:29,470 있으면 마지막 사람이 나갈 때까지 기다렸습니다. 12 00:00:30,210 --> 00:00:33,410 그날 사라졌다는 돈은 거래처가 현금으로 결제한 오백만 13 00:00:33,410 --> 00:00:34,090 원이었습니다. 14 00:00:34,670 --> 00:00:37,530 공장장은 정희가 사무실을 청소했다는 이유로 그녀를 15 00:00:37,530 --> 00:00:38,150 지목했습니다. 16 00:00:38,930 --> 00:00:41,550 책상 옆을 지나가는 CCTV 화면까지 띄웠습니다. 17 00:00:42,130 --> 00:00:42,970 돈은 본 적 없습니다. 18 00:00:43,570 --> 00:00:44,790 앞뒤 영상도 보여주세요. 19 00:00:45,170 --> 00:00:46,010 왜요. 20 00:00:46,310 --> 00:00:47,630 이제 나까지 의심하게요? 21 00:00:48,230 --> 00:00:49,950 직원들은 고개를 숙였습니다. 22 00:00:50,570 --> 00:00:53,250 그중에는 입사한 지 석 달 된 경리 직원 민준도 23 00:00:53,250 --> 00:00:53,930 있었습니다. 24 00:00:54,370 --> 00:00:55,950 그는 모니터를 보지 못했습니다. 25 00:00:56,570 --> 00:00:58,850 책상 아래에서 휴대전화만 쥐고 있었습니다. 26 00:00:59,410 --> 00:01:02,710 그 안에는, 공장장의 말이 거짓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27 00:01:02,710 --> 00:01:03,670 문자가 있었습니다. 28 00:01:04,140 --> 00:01:07,720 두 시간 전, 공장장은 민준에게 돈을 받아갔습니다. 29 00:01:08,460 --> 00:01:12,060 거래처에 급히 쓸 일이 있으니 자신이 직접 가져가겠다고 30 00:01:12,060 --> 00:01:12,360 했습니다. 31 00:01:13,140 --> 00:01:16,800 민준은 현금 인수증을 작성했고, 공장장의 서명을 받아 32 00:01:16,800 --> 00:01:18,080 사진으로 남겼습니다. 33 00:01:18,560 --> 00:01:19,900 곧이어 문자가 왔습니다. 34 00:01:20,240 --> 00:01:21,880 아까 돈 건은 장부에 올리지 마. 35 00:01:21,880 --> 00:01:23,020 내가 처리해. 36 00:01:23,220 --> 00:01:26,560 민준이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, 공장장은 그를 복도로 37 00:01:26,560 --> 00:01:27,140 불렀습니다. 38 00:01:27,460 --> 00:01:30,980 지난달 네가 잘못 보낸 발주서, 내가 덮어줬지? 39 00:01:31,380 --> 00:01:33,580 그거 본사에 올리면 너도 여기 못 다녀. 40 00:01:33,920 --> 00:01:35,620 민준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. 41 00:01:36,320 --> 00:01:38,440 그날 아침에도 어머니에게 연락이 왔습니다. 42 00:01:38,940 --> 00:01:40,680 병원비가 조금 더 필요하다고 했습니다. 43 00:01:41,380 --> 00:01:42,920 취직까지 반년이 걸렸습니다. 44 00:01:43,460 --> 00:01:45,500 이제 겨우 월세를 밀리지 않게 됐습니다. 45 00:01:45,960 --> 00:01:48,660 복도 끝에서 정희가 엎어진 가방을 주워 담고 46 00:01:48,660 --> 00:01:49,180 있었습니다. 47 00:01:49,500 --> 00:01:52,700 민준은 그녀에게 다가가는 대신, 다시 자기 자리로 48 00:01:52,700 --> 00:01:53,320 돌아갔습니다. 49 00:01:53,750 --> 00:01:57,310 퇴근할 때까지 정희의 도시락통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50 00:01:57,310 --> 00:01:57,950 않았습니다. 51 00:01:58,290 --> 00:01:59,270 찌그러진 모서리. 52 00:01:59,830 --> 00:02:01,530 고무줄로 감아둔 손잡이. 53 00:02:01,950 --> 00:02:03,830 뚜껑 한쪽의 작은 꽃무늬. 54 00:02:04,370 --> 00:02:06,230 민준은 그 통을 알고 있었습니다. 55 00:02:06,990 --> 00:02:10,150 삼 년 전, 그는 이 동네 공사장에서 일했습니다. 56 00:02:11,390 --> 00:02:14,170 임금을 받지 못한 채 현장이 문을 닫았습니다. 57 00:02:14,950 --> 00:02:18,010 고향으로 돌아갈 차비도 없던 날, 그는 공장 담벼락에 58 00:02:18,010 --> 00:02:18,850 앉아 있었습니다. 59 00:02:19,150 --> 00:02:21,590 청소복을 입은 여자가 다가왔습니다. 60 00:02:22,010 --> 00:02:24,370 자기 도시락을 열어 밥을 절반 덜어주었습니다. 61 00:02:25,090 --> 00:02:26,110 오늘 밥은 먹었어요? 62 00:02:26,370 --> 00:02:26,950 괜찮습니다. 63 00:02:27,230 --> 00:02:28,190 그럼 조금만 먹어요. 64 00:02:28,650 --> 00:02:29,770 혼자 먹으려니 많네. 65 00:02:30,270 --> 00:02:33,210 도시락에는 밥과 달걀말이 몇 조각뿐이었습니다. 66 00:02:33,490 --> 00:02:35,110 그 여자는 다음 날에도 왔습니다. 67 00:02:35,710 --> 00:02:38,670 민준이 다른 일자리를 구할 때까지, 아홉 번이나 같은 68 00:02:38,670 --> 00:02:39,670 통을 들고 왔습니다. 69 00:02:40,040 --> 00:02:42,660 민준은 정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. 70 00:02:43,320 --> 00:02:44,280 저를 기억하세요? 71 00:02:44,940 --> 00:02:47,540 예전에 공사장 앞에서 밥 주셨던 사람입니다. 72 00:02:48,100 --> 00:02:49,280 아, 그때 청년이구나. 73 00:02:49,780 --> 00:02:51,220 그래서 얼굴이 낯익었네. 74 00:02:51,700 --> 00:02:54,080 그녀는 오늘 왜 침묵했느냐고 묻지 않았습니다. 75 00:02:54,540 --> 00:02:56,540 그래도 다시 일하게 됐으니 다행이에요. 76 00:02:57,040 --> 00:02:59,440 그 말에 민준은 더 이상 대답할 수 없었습니다. 77 00:03:00,100 --> 00:03:01,440 받은 밥은 아홉 끼였습니다. 78 00:03:02,120 --> 00:03:04,760 그런데 오늘 자신은, 그 사람을 위해 한마디도 하지 79 00:03:04,760 --> 00:03:05,320 못했습니다. 80 00:03:05,890 --> 00:03:09,390 그날 저녁 정희는 동네 절의 무료급식소에 있었습니다. 81 00:03:09,650 --> 00:03:12,170 그녀는 쉬는 날이면 그곳에서 설거지를 했습니다. 82 00:03:12,930 --> 00:03:14,690 주방 일을 마친 스님이 물었습니다. 83 00:03:15,310 --> 00:03:17,370 그릇을 벌써 세 번째 닦고 계십니다. 84 00:03:17,910 --> 00:03:18,950 무슨 일이 있었어요? 85 00:03:19,470 --> 00:03:21,510 십 년을 다닌 곳에서 도둑이 됐어요. 86 00:03:21,950 --> 00:03:23,470 정희는 수세미를 내려놓았습니다. 87 00:03:24,050 --> 00:03:24,990 다들 참으래요. 88 00:03:25,270 --> 00:03:26,970 더 시끄러워지면 저만 손해라고. 89 00:03:27,610 --> 00:03:29,910 절에 다니는 사람이니 용서하라고도 하고요. 90 00:03:30,130 --> 00:03:31,750 정희 씨가 돈을 가져갔습니까? 91 00:03:32,090 --> 00:03:33,390 아니요. 92 00:03:33,390 --> 00:03:36,630 그렇다면 하지 않은 일까지 인정할 필요는 없지요. 93 00:03:36,630 --> 00:03:39,350 정희는 한동안 수도꼭지만 바라봤습니다. 94 00:03:39,630 --> 00:03:41,590 저도 그 사람이 망했으면 좋겠어요. 95 00:03:41,590 --> 00:03:43,450 그 마음이 드는 건 이해합니다. 96 00:03:43,450 --> 00:03:46,670 그래도 내일 무엇을 할지는, 정희 씨가 고를 수 97 00:03:46,670 --> 00:03:46,970 있습니다. 98 00:03:47,380 --> 00:03:49,260 급식소 문이 열렸습니다. 99 00:03:49,680 --> 00:03:50,640 민준이 들어왔습니다. 100 00:03:51,300 --> 00:03:54,160 그는 휴대전화와 종이 한 장을 식탁에 놓았습니다. 101 00:03:54,960 --> 00:03:56,800 현금 인수증 사본이었습니다. 102 00:03:57,100 --> 00:03:59,040 그 돈, 공장장님이 가져갔습니다. 103 00:03:59,800 --> 00:04:01,020 제가 직접 드렸어요. 104 00:04:01,480 --> 00:04:04,120 정희는 종이를 보다가 민준의 얼굴을 보았습니다. 105 00:04:04,620 --> 00:04:05,500 그런데 왜 아까는……. 106 00:04:05,500 --> 00:04:06,900 제가 잘릴까 봐요. 107 00:04:07,140 --> 00:04:08,340 그는 변명하지 않았습니다. 108 00:04:08,620 --> 00:04:10,420 내일 본사에 보내겠습니다. 109 00:04:11,120 --> 00:04:13,360 제가 했던 발주 실수도 같이 쓰겠습니다. 110 00:04:13,940 --> 00:04:16,400 그걸 숨기고 있으면, 계속 입을 다물게 될 것 111 00:04:16,400 --> 00:04:17,020 같아서요. 112 00:04:17,350 --> 00:04:20,590 설거지하던 남자가 물기를 닦으며 다가왔습니다. 113 00:04:21,210 --> 00:04:24,250 일 년 전까지 그 공장의 배송기사였던 사람이었습니다. 114 00:04:24,810 --> 00:04:27,490 정희가 도둑으로 몰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표정이 115 00:04:27,490 --> 00:04:28,250 굳어졌습니다. 116 00:04:28,890 --> 00:04:29,750 또 그랬습니까? 117 00:04:30,230 --> 00:04:32,910 그 역시 물건을 빼돌렸다는 누명을 쓰고 회사를 118 00:04:32,910 --> 00:04:33,550 나왔습니다. 119 00:04:34,130 --> 00:04:37,130 그때도 공장장은 앞뒤가 잘린 영상만 보여주었습니다. 120 00:04:37,630 --> 00:04:41,450 실직한 뒤 이 급식소를 알려준 사람이 정희였습니다. 121 00:04:41,790 --> 00:04:44,930 새 일자리를 구한 다음에는 자신도 주말마다 돕기 122 00:04:44,930 --> 00:04:45,570 시작했습니다. 123 00:04:46,310 --> 00:04:48,950 배송기사는 예전 동료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. 124 00:04:49,590 --> 00:04:51,410 그때 일, 아직 자료 갖고 있어? 125 00:04:51,730 --> 00:04:54,070 이번에도 누군가 혼자 뒤집어쓰게 생겼어. 126 00:04:54,360 --> 00:04:57,140 다음 날 아침, 정희는 혼자 공장 앞에 서 있지 127 00:04:57,140 --> 00:04:57,780 않았습니다. 128 00:04:58,220 --> 00:05:01,300 배송기사와 전직 창고 직원, 공장장의 협박에 밀려 129 00:05:01,300 --> 00:05:02,880 사직했던 직원까지 왔습니다. 130 00:05:03,440 --> 00:05:06,780 누군가는 당시 문자 내역을, 누군가는 출고 서류 사본을 131 00:05:06,780 --> 00:05:07,620 들고 있었습니다. 132 00:05:08,080 --> 00:05:10,680 억울함을 이야기하다 같은 말을 들었던 사람들이었습니다. 133 00:05:11,380 --> 00:05:13,020 그냥 조용히 나가면 안 되겠느냐고. 134 00:05:13,020 --> 00:05:15,600 이번에는 민준이 먼저 걸어 들어갔습니다. 135 00:05:16,050 --> 00:05:19,990 민준이 보낸 자료를 보고 본사 담당자가 내려왔습니다. 136 00:05:20,610 --> 00:05:22,910 공장장은 웃으며 의자를 내주었습니다. 137 00:05:23,490 --> 00:05:24,410 별일 아닙니다. 138 00:05:25,110 --> 00:05:27,710 이분이 돈을 좀 만진 것 같아서 확인하던 중입니다. 139 00:05:28,190 --> 00:05:29,850 어제는 도둑이라고 하셨습니다. 140 00:05:30,110 --> 00:05:32,770 확인하는 동안, 이분 가방을 뒤집으셨고요. 141 00:05:33,290 --> 00:05:34,910 민준은 인수증을 내밀었습니다. 142 00:05:35,690 --> 00:05:38,450 서명 아래에는 정희가 청소하기 전 시각이 적혀 143 00:05:38,450 --> 00:05:39,050 있었습니다. 144 00:05:39,450 --> 00:05:41,450 공장장이 보낸 문자도 화면에 띄웠습니다. 145 00:05:41,930 --> 00:05:44,550 돈을 어디에 쓰셨는지는 저는 모릅니다. 146 00:05:44,870 --> 00:05:46,950 하지만 저분이 가져간 돈은 아닙니다. 147 00:05:47,250 --> 00:05:49,090 제가 공장장님께 드렸으니까요. 148 00:05:49,730 --> 00:05:52,430 이어서 배송기사가 자신의 서류를 꺼냈습니다. 149 00:05:53,130 --> 00:05:55,350 이번에는 공장장이 말을 끊지 못했습니다. 150 00:05:55,850 --> 00:05:58,950 한 사람의 말을 막을 때 쓰던 협박을, 모두에게 동시에 151 00:05:58,950 --> 00:05:59,930 할 수는 없었습니다. 152 00:06:00,420 --> 00:06:02,680 확인은 그날 끝나지 않았습니다. 153 00:06:03,340 --> 00:06:06,880 본사는 원본 영상과 현금 장부, 이전 퇴사 기록까지 154 00:06:06,880 --> 00:06:07,480 확보했습니다. 155 00:06:08,320 --> 00:06:10,880 공장장은 조사 동안 업무에서 배제됐습니다. 156 00:06:11,500 --> 00:06:14,160 사흘 뒤, 공장장이 정희를 찾아왔습니다. 157 00:06:14,480 --> 00:06:15,660 봉투 하나를 내밀었습니다. 158 00:06:16,280 --> 00:06:19,036 자신이 훔쳤다고 몰아붙였던 액수와 같은 오백만 159 00:06:19,036 --> 00:06:19,840 원이었습니다. 160 00:06:20,440 --> 00:06:21,860 제가 급해서 말이 심했습니다. 161 00:06:22,300 --> 00:06:24,920 이 정도 받고, 오해였다고만 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? 162 00:06:25,180 --> 00:06:27,060 정희에게는 큰돈이었습니다. 163 00:06:27,400 --> 00:06:29,680 당장 다음 달부터 받을 월급도 없었습니다. 164 00:06:30,220 --> 00:06:32,120 그녀의 손이 봉투 가까이 갔습니다. 165 00:06:32,660 --> 00:06:35,540 그러나 손끝이 닿기 전에, 가방이 뒤집히던 순간, 166 00:06:35,540 --> 00:06:38,500 자신의 눈을 피하던 민준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. 167 00:06:39,000 --> 00:06:42,280 자신까지 입을 다물면, 다음에 바닥에 앉아 가방을 주울 168 00:06:42,280 --> 00:06:43,140 사람은 누구일까요. 169 00:06:43,510 --> 00:06:45,570 밀린 돈이 있다면 정식으로 주세요. 170 00:06:46,170 --> 00:06:49,830 그런데 제가 훔친 적 없다는 말을 바꾸는 값은 안 171 00:06:49,830 --> 00:06:50,310 받겠습니다. 172 00:06:50,990 --> 00:06:52,310 그럼 어디까지 하시려고요? 173 00:06:52,850 --> 00:06:55,550 제가 하지 않은 일을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데까지요. 174 00:06:55,970 --> 00:06:57,930 정희는 봉투를 밀어 돌려주었습니다. 175 00:06:58,480 --> 00:07:02,240 몇 주 뒤, 본사는 공장장의 해임을 알렸습니다. 176 00:07:03,120 --> 00:07:06,820 장부 검토에서 다른 현금 누락도 발견됐고, 확인된 177 00:07:06,820 --> 00:07:08,760 자료는 수사기관으로 넘어갔습니다. 178 00:07:09,580 --> 00:07:13,000 정희가 돈을 훔쳤다는 주장은 직원들 앞에서 공식적으로 179 00:07:13,000 --> 00:07:13,860 정정됐습니다. 180 00:07:14,600 --> 00:07:17,280 그녀는 복귀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됐습니다. 181 00:07:18,060 --> 00:07:19,860 민준의 발주 실수도 드러났습니다. 182 00:07:20,380 --> 00:07:22,640 그는 경위서를 냈고 다시 교육을 받았습니다. 183 00:07:23,080 --> 00:07:25,680 모든 불이익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. 184 00:07:26,040 --> 00:07:29,080 다만 그날 이후, 공장장이 그의 실수를 쥐고 시키던 185 00:07:29,080 --> 00:07:30,300 일에서는 벗어났습니다. 186 00:07:30,690 --> 00:07:33,970 그 주말, 민준은 급식소에 일찍 왔습니다. 187 00:07:34,290 --> 00:07:37,370 정희가 큰 냄비를 옮기려 하자 먼저 손을 내밀었습니다. 188 00:07:37,950 --> 00:07:40,950 식사를 마친 뒤, 그는 찌그러진 도시락통을 닦다가 189 00:07:40,950 --> 00:07:41,450 말했습니다. 190 00:07:42,050 --> 00:07:44,610 이제야 그때 밥값을 조금 갚은 것 같습니다. 191 00:07:45,250 --> 00:07:46,570 그런 계산 하지 말아요. 192 00:07:46,930 --> 00:07:50,150 그때는 배고파 보였고, 오늘은 내 옆에 서줬잖아요. 193 00:07:50,650 --> 00:07:53,870 그때 처음 온 청년 하나가 배식대 앞에서 망설였습니다. 194 00:07:54,570 --> 00:07:56,710 식사가 무료인지 두 번이나 물었습니다. 195 00:07:57,050 --> 00:07:59,990 민준은 청년의 얼굴을 보았습니다. 196 00:08:00,550 --> 00:08:03,330 삼 년 전, 공장 담벼락에 앉아 있던 자신의 197 00:08:03,330 --> 00:08:04,150 얼굴이었습니다. 198 00:08:04,690 --> 00:08:07,510 그는 도시락통을 내려놓고 밥주걱을 들었습니다. 199 00:08:08,250 --> 00:08:08,810 앉으세요. 200 00:08:09,310 --> 00:08:10,150 오늘 밥은 드셨어요? 201 00:08:10,580 --> 00:08:14,300 이 이야기에서 누군가의 운명을 바꾼 것은 하늘에서 202 00:08:14,300 --> 00:08:17,040 떨어진 상도, 갑자기 내려온 벌도 아니었습니다. 203 00:08:17,840 --> 00:08:20,660 아무도 기억하지 않을 줄 알았던 아홉 끼의 밥. 204 00:08:21,500 --> 00:08:23,820 잃을 것이 있는데도 사실을 말한 한 사람. 205 00:08:24,340 --> 00:08:27,260 다음 사람까지 다치게 두지 않겠다는 선택이었습니다. 206 00:08:28,120 --> 00:08:30,260 우리가 하는 행동은 사람들 사이에 남습니다. 207 00:08:30,860 --> 00:08:33,960 어떤 행동은 다음 거짓말을 필요로 하고, 어떤 행동은 208 00:08:33,960 --> 00:08:36,000 훗날 누군가가 손을 내밀 이유가 됩니다. 209 00:08:36,300 --> 00:08:40,280 이 이야기에서 불교의 업과 인연을 바라보는 방식도 210 00:08:40,280 --> 00:08:40,960 그렇습니다. 211 00:08:41,440 --> 00:08:44,640 과거의 행동이 남긴 조건 속에서, 오늘의 선택이 또 212 00:08:44,640 --> 00:08:46,080 다른 결과를 만들어갑니다. 213 00:08:46,660 --> 00:08:49,580 착하게 살았다고 반드시 보상받는 것은 아닙니다. 214 00:08:50,040 --> 00:08:52,380 지금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잘못 살아서 그런 것도 215 00:08:52,380 --> 00:08:52,980 아닙니다. 216 00:08:53,280 --> 00:08:55,920 그래서 억울한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참으라는 말 217 00:08:55,920 --> 00:08:58,860 한마디보다, 그 옆에 서주는 한 사람일 때가 있습니다. 218 00:08:59,580 --> 00:09:01,300 당신에게도 그런 사람이 있었나요? 219 00:09:01,380 --> 00:09:05,120 오늘 그 사람에게, 어떤 방식으로 곁을 내어줄 수 220 00:09:05,120 --> 00:09:05,560 있을까요?